1인 생방송 확산이 인디 뮤지션이 스스로를 알릴 무대를 늘려 두었다.

1인 생방송 확산과 인디 뮤지션: 팬 직접 참여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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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생방송 전문 플랫폼, 트위치 TV

1인 생방송이 소속사가 없는 인디 뮤지션의 돌파구일 수도 있다.

1인 생방송 확산이 인디 뮤지션이 스스로를 알릴 무대를 늘려 두었다. 1인 영상 미디어 YouTube가 있음에도 1인 생방송과는 다른 동작 기전을 보이는 양상이다.

인디 뮤지션이 겪는 어려움은 ‘자신의 음악을 보여주고 피드백 받을 무대가 흔치 않다’는 점이다. 그런데 1인 생방송이 장기간 무명이었던 아티스트에게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팬(Fan)을 확보하고, 팬과 실시간 호흡하며 급격히 성장 중인 사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사례: 니네언니 (NINEUNNI)

그림 1: 싱어송라이터 니네언니

데뷔와 EP 발매

싱어송라이터(singersong writer) ‘니네언니’ (그림 1)는 클래식 작곡과를 졸업한 아티스트다. 그는 2015년 5월 8일 첫 EP ‘연애레시피’로 데뷔하였다. 그 후 2015년 7월 ‘마음을 다쳐서’, 2015년 10월 ‘녹아내린다’, 2016년 2월 ‘선물이 되려 해’, 2016년 10월 ‘Lean on me’를 연속으로 EP를 발매하고, 2017년 9월, 자신을 알릴 수 있는 YouTube 채널을 개설한다 (그림 2).

그림 2: 니네언니 YouTube (https://nineunni.space/youtube)

YouTube의 한계?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했던 YouTube 커버 영상

YouTube 채널 개설 후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커버 영상 제작과 업로드였다. 당시 인기가 있었던 Twilight OST, <Christina Perri – A Thousand Years>를 불러 업로드 하였다 (그림 3). 또한 같은 날 <Birdy – Beautiful Lies>, <Charlie Puth – Does it feel>, <Bruno Mars – That’s What I Like>, <god – 길>, <‘Sing Street’ OST – To Find You>도 함께 업로드 하였다.

그림 3: Christina Perri의 A thounsand years 커버 영상 캡처

그럼에도 YouTube는 인디 뮤지션을 알리기에는 효과적이지 못했다. 첫 커버 영상을 올린 시점이 데뷔 3년차, EP 5개 발매였다. 음악 실력과는 무관하게 여전히 영상 조회수는 미미하였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홍보를 위해 시작한 Twitch TV 생방송

2018년 가을, 그는 홍보를 위하여 생방송을 하기로 결정한다 (그림 4). 처음에는 YouTube 채널에서 생방송을 하다가, 생방송 전문 플랫폼인 Twitch TV에서도 방송을 하였다. 일요일을 제외한 주 6일 저녁 9시 경 YouTube와 Twitch를 동시 송출하던 때도 있었으나, 1부 방송을 YouTube에서 진행 후 2부 방송을 Twitch에서 진행하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그림 4: 음악 작업실에 꾸린 생방송 Layout

Twitch 생태계 속 팬의 자발 홍보와 성장

Twitch는 생방송 중 멋진 장면을 1분 내외로 ‘클립’을 만들어 다른 방송에 확산할 수 있는 생태계가 구축돼 있다. Twitch 생방송을 시청하던 시청자가 이 생태계를 이용해 Twitch TV의 다른 음악 생방송에 즉석 연주와 가창 영상을 알렸고, 이를 계기로 Twitch 시청자가 YouTube 보다 확대되게 된다. 싱어송라이터 ‘니네언니’는 Twitch의 ‘파트너’가 되었고, Twitch 단독으로 생방송을 시작하게 되었다.

생방송 7개월: 단독 공연 2회 달성, 국외 팬 확대, EP 3개 신규 발매

Twitch 생방송 3개월차였던 2018년 12월, 그는 Twitch에서 만난 여러 팬의 요청으로 첫 단독 공연을 하게 된다 (그림 5). 50석 소극장에서 2018년 12월 7일과 2018년 12월 8일 양일에 걸쳐 2회 공연을 하였다. 데뷔 4년차였던 당시까지 하지 못했던 공연이 오직 Twitch 생방송 중 건의로 집행된 사례다.

https://i0.wp.com/nineunni.space/wp-content/uploads/2019/03/image.png?w=598&ssl=1
그림 5: 2018년 12월 단독 공연

인지도가 첫 공연 이후 지속해서 상승하였다. 그래서 다른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합동 생방송을 하게 되었다 (그림 6). 이런 활동은 계속 선순환 되어 계속 새로운 팬 계층이 유입하게 도움을 주었다.

그림 6: 51만 구독자 게임 스트리머 ‘조매력’과 합동 방송

계속해서 새로운 팬이 유입된 후, 공연 요청이 계속 있게 되었다. 방송에서 듣던 양질의 음악을 현장에서 직접 듣고자 하는 욕구였다. 마치 이는 최근 소비 추세를 나타내는 용어 ‘프로슈머'(Prosumer)가 행동하는 양태와 닮았다.

두 번째 공연이 2019년 5월 18일 토요일에 열리는 걸로 결정됐을 때 여러 팬이 자원해 콘서트 홍보와 행정에 참여하였다. 첫 번째 공연 예매가 Google Form으로 집행된 반면 (그림 7), 두 번째 공연은 팬이 제작한 웹 사이트에서 집행되기에 이른다 (그림 8).

그림 7: Google Form에서 집행된 공연 예매
그림 8: 팬 제작 사이트에서 집행된 공연 예매

팬이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참여하게 되자, 여러 팬이 꾸준히 EP 제작 요청을 하였고, 1년 이상 발매하지 않았던 EP 세 개를 (격)월간으로 발매하게 되었다.

그림 9: EP 발매 재개

아직도 가야 할 길: 장기하와 얼굴들을 넘어서는 새로운 음악 세계 구축

적은 사례에도 불구하고 1인 생방송은 소속사가 없는 인디 뮤지션이 성장하고 꿈꿀 수 있는 터전을 확장하는 데 일조하였다. 특히 실시간 채팅으로 소통하고 피드백을 하는 체제는 자칫 고립된 음악 세계를 추구할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하고, 아티스트 역량 강화에도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Twitch TV에는 이런 방식의 신규 생방송이 점차 개설되고 있다. 그리고 싱어송라이터 ‘니네언니’를 필두로 이들이 연합하고 협력하며, 대중과 실시간 소통하여 대중성과 독창성을 모두 잡는 음악 세계를 매일 구축해 간다. 대중과 대화를 나누며 실시간으로 음악을 창작하고 수정하고 연주하고 가창한다. 이런 집단 역동(group dynamics)이 장기하와 얼굴들을 넘어서는 새로운 음악 세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겠다.